1990년 11월 4일, 임길수(당시 50세) 공인회계사가 살해되어 대형 여행가방에 담긴 채 한강에서 발견된 사건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영구 미제 사건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사건 다음 날인 1990년 11월 5일, 뉴스데스크에 피해자의 신상이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정출연, 정치 활동 등에서 인물의 신상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사건 당시, 낚시꾼 문 모씨(31)가 반포대교 남단 150m에서 한강 위로 떠내려오던 여행 가방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방을 열어보자, 그 안에는 검정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의 시체가 들어 있었습니다. 시체는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얼굴에 외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타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임길수(당시 50세)로 확인되었으며, 그는 공인회계사로서 활동하던 명예와 부를 갖춘 상류층 인사였습니다. 그러나 납치 및 폭행 흔적이 발견되어 사망 전 폭행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뇌출혈로 확인되었습니다. 수사팀은 목격자를 찾는 데 주력하였으며, 공인회계사로서 인물이 잘 알려져 있던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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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길수는 공인회계사로서 활동하며 국제대 세무학과를 졸업하고 세무사 자격도 갖추었으나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였으며,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세무관계 전문가로 출연한 경력이 있었습니다.
임씨의 겉보기 화려한 사회생활과는 달리 그의 삶은 복잡한 여자관계와 금전문제로 인한 갈등이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피살 동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임길수는 14년 전 결혼한 부인과 2남 2녀를 두었으며, 내연의 김모씨와 동거하며 1남 3녀를 두었고, 이외에도 적어도 10여명 이상의 여자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여자관계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습니다. 부인 강씨는 서울대 출신으로 K여고 교사로 근무하던 중 임씨와 결혼했으나 최근 관계가 악화되어 임씨의 어머니와 동생 등은 동거 중인 여자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임씨는 공인회계사로 10여 개의 대기업과 거래하며 상당한 돈을 모았지만, 여러 차례 총선 출마와 여자관계 등으로 재산을 탕진해 1억 5,000만원 정도에 그쳤으며, 살고 있던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8,500만원에 전세로 구했습니다.
또한 임씨는 자신의 사무장으로 근무하던 친동생이 수익금을 빼돌린 사실을 알게 되자 즉시 해고하고 퇴직금을 주지 않는 등 주변 친인척들에게도 냉혹하게 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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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씨는 외형적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며 로열살롱승용차를 타는 등 눈에 띄는 생활을 누렸지만, 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세무관계 일을 맡을 때 일반적인 관행과는 다르게 선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임씨의 옷차림과 신발 상태로 사건 당시 임씨가 실내에서 흉기로 공격받아 살해되고 승용차에 옮겨진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임씨의 왜소한 체격에 비해 적어도 1명 이상의 남자가 낀 복수범인에 의한 범행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며, 임씨 주변 인물들도 원한을 품고 있었습니다.
부인 강씨와 내연의 김씨는 최근 이혼 문제로 심하게 다투었고, 다른 여자들도 임씨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가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방향을 크게 3가지로 설정했습니다. 첫 번째로 업무와 관련하여 피살됐을 가능성을 고려했습니다.
임씨가 회계 및 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사실로, 업무 중 고객들의 비밀을 상세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변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었습니다. 또한 임씨의 금전거래로 인해 채권 및 채무와 관련된 갈등 가능성도 검토되었습니다. 경찰은 임씨의 사무실에서 회사의 회계자료 및 문서를 압수하여 분석하고 이러한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세 가지 주요 가능성을 고려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원한에 의한 범행 가능성이 고려되었습니다. 임길수는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며 여러 단체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국회의원 선거에 3번이나 출마한 인물로, 그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일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수사팀은 이러한 원한에 의한 범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치정살인 가능성이 고려되었습니다. 임길수의 사생활은 상당히 복잡했습니다. 임길수는 부인과의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다른 내연녀와 동거하며 4남매를 낳았습니다. 부부 간의 관계는 악화되어 이혼 얘기까지 나왔으며, 결국 임길수는 노모와 함께 내연녀의 집에서 생활하며 부인에게 간혹 들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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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원한과 치정 외에도 업무 관련 동기가 범행에 관여한 가능성이 고려되었습니다. 임길수는 회계 및 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해오며 고객들의 비밀을 상세히 알고 있었습니다. 수사팀은 이를 바탕으로 변이 발생하거나 채무와 관련된 갈등으로 인해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길수의 사무실에서 회사의 회계자료와 문서를 분석하고 다각적인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수사팀은 또한 범행이 발생한 1차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고, 임길수의 승용차가 발견되어 감격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수사에서 얻은 단서로는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후, 수사팀은 간통사건으로 구속된 구씨와 그의 내연남을 용의자로 조사하였습니다. 구씨의 소지품에서 살해된 임길수가 생전에 써준 영수증이 발견되어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구 씨는 1989년 초에 세금상담을 통해 임 씨와 알게 된 인물로 밝혀졌습니다. 구 씨는 양도소득세 업무 대행 수수료로 500만 원을 임 씨에게 지급했으나, 임 씨가 업무를 해결하지 못하자 돈을 반환하도록 독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 씨는 이전에 여러 번 이혼하고 거액의 위자료를 받은 경력이 있으며, 임 씨의 사체 발견 직후 구 씨의 내연남이 상처를 입은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구 씨가 임 씨의 차량과 유사한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주변인의 진술 등을 고려하여 임 씨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특별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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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91년 6월, 수사팀은 또 다른 용의자에 주목하게 됩니다. 서초경찰서는 A 공업사 직원들이 6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 사건과 연관된 이 씨가 피살된 임 씨와 내연관계에 있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씨는 임 씨와 임대관리 업무를 통해 가까워지게 되었으나 사업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특히 이 씨는 지난해 10월에 임 씨로부터 업무 처리 비용을 요구받자 '내연관계를 폭로하겠다'며 7,000만 원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수사팀은 이 씨가 이해관계나 사업 문제로 인해 폭력을 일삼은 사실에 주목하고 임 씨 사건의 용의자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 씨는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 사건은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에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최종적으로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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