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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사건사고

베트남 틱광득 스님의 분신 사건 소신공양(燒身供養)

by CleanHub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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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베트남에서는 많은 인파가 둥그런 원을 그리며 모였습니다. 군인들은 그들을 제지하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나이 든 승려 한 분이 온화한 표정으로 가부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고요한 침묵이 잠시 흐르던 중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늙은 승려의 제자로 보이는 다른 한 승려가 앉아 있는 승려 주위를 돌며 준비해온 기름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기름은 승려의 머리를 적시고 어깨를 넘어 온몸을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몸을 충분히 적셨다고 판단한 나이 든 승려는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게 되었고, 그 후에 벌어진 믿을 수 없는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남베트남의 제1대 대통령인 '응우딘지엠'은 1956년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이 되어 독재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응우딘지엠과 그의 가족들은 로마 카톨릭 신자였으며, 같은 종교를 믿는 지주들과 함께 경찰과 군부 세력의 이익을 도모하며 독재적인 권력을 유지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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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베트남은 인구의 90%가 불교 신자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카톨릭 신자였던 응우딘지엠은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카톨릭을 지원하고 불교를 공개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승려들이 불합리한 이유로 체포되고 승려가 없어진 사찰들은 폐쇄되었습니다. 반면 응우딘지엠은 본인의 종교와 같은 카톨릭 신자들을 정부 요직에 배치하고 강력한 권력과 명예를 부여했습니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카톨릭 세력은 암묵적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제 군대를 유지하며 불교를 탄압했습니다. 응우딘지엠 정부는 국민들을 강제로 개종시키고 불교 마을을 와해시키며 사찰의 석탑에까지 포격을 일삼았습니다.

 

그러나 응우딘지엠이 불교를 탄압한 이유는 그가 부정부패를 비난한 불교 지도자들을 대면으로 공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90%가 넘는 국민들을 반정부 세력으로 몰아넣는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었습니다.

 

응우딘지엠이 독재를 시작하고 불교를 탄압한 몇 년 뒤인 1963년, 국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며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평화 행진이 정부군에 의해 저지당하자 수많은 승려와 불교 신자들이 강력한 저항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군에 대한 시위로 번져버린 그들의 행진에 군인들은 무차별적인 발포를 시작했고, 그 날 결국 죄 없는 9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응우딘지엠 정부는 이 사건을 시위대의 책임으로 돌렸고, 그 결과 많은 불교 지도자들이 체포되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1963년 6월 11일, 정부의 탄압으로 수많은 불자들과 불교 지도자들의 고통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습니다. 남베트남의 대통령궁 근처 사거리에서 낡은 승용차가 멈추었습니다. 차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승려 '틱광득'이 내렸고, 그의 제자들로 보이는 두 명의 승려도 따라 내렸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듯이, 차에서 내려온 한 승려가 사거리 중앙에 방석을 깔았고, 다른 한 승려는 승용차의 트렁크에서 휘발유를 꺼내왔습니다. 나이 든 승려 틱광득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방석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불경을 암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틱광득은 깊은 명상에 들어간 듯 보였고, 곧이어 틱광득의 머리 위로 승려 한 명이 휘발유를 부었어요. 차가운 휘발유는 틱광득의 머리를 적시고 어깨를 넘어 온 몸을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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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광득의 온몸은 휘발유로 충분히 적셔진 것 같았고, 그의 제자는 양손을 모아 세 번의 인사를 드린 뒤 틱광득이 앉아 있는 주변에도 휘발유를 뿌렸습니다. 그곳에는 500여 명의 시민과 승려들이 틱광득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모여 있었습니다. 이 충격적인 광경에 많은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군인들은 그들을 제지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인파와 소음 속에서, 틱광득은 방석 위에서 명상하며 연꽃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때가 왔을 때, 틱광득은 명상에서 깨어나 라이터를 꺼내들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려 했으나, 라이터가 기름에 젖어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근처에서 지켜보던 제자 승려가 성냥갑을 건네주었습니다.

 

틱광득은 한 순간도 망설임 없이 성냥을 피우고, 순식간에 화염은 그의 몸을 집어삼키며 검고 짙은 연기가 불타는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와 같은 행위를 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른다고 하여 '소신공양'이라고 부릅니다.

소신공양

'작열통', 몸이 불에 타는 고통, 이것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틱광득은 자신의 온몸이 기름과 함께 불에 타고 있는 상황에서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비명 하나 없이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고 가부좌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풍경을 지켜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슬픔에 빠져들었고, 베트남군 일부 병사들은 '받들어 총' 자세로 예를 표하며 틱광득을 존경했습니다. 틱광득을 비롯한 비구니들은 절을 올렸습니다. 틱광득은 소신공양을 들이기 전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앞으로 넘어진다면, 그것은 흉한 일이다." "그때는 너희들은 모두 해외로 망명하라." "하지만 내가 뒤로 쓰러진다면, 우리의 투쟁은 승리할 것이며 평화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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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은 계속해서 거세져가고 틱광득의 상반신은 잠깐 앞으로 기울어졌지만, 그는 혼신의 힘으로 곧바로 다시 허리를 곧추세워 가부좌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그의 몸에 불이 붙은 지 2분 정도 후, 그의 몸은 마침내 완전히 연소되어 조용히 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AP 통신의 베트남 특파원인 '말콤 브라운' 기자에 의해 촬영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데이비드 핼버스탬' 뉴욕타임즈의 베트남 특파원은 그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나는 그 광경을 다시 보지 않기로 했다." "한 번으로 충분했다." "불꽃이 솟구치자 그의 몸은 서서히 오그라들었고 머리는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인간의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베트남 시민들은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불에 타면서도 틱광득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틱광득의 시신은 노란색 천으로 싸여 수습되었고, 이러한 과정은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되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의 정치적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응우딘지엠 정부와 미국 정부의 불교 탄압 및 지원에 대한 비난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응우딘지엠의 동생의 부인이자 카톨릭 신자인 '마담 누'는 미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틱광득의 죽음을 "땡중의 바베큐 쇼"라고 발언하면서 용서받을 수 없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 발언 이후, 마담 누는 전 세계 사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소신공양이 끝난 후 틱광득의 시신은 소각로에 넣어져 화장이 되었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8시간의 화장에도 불구하고 틱광득의 '심장'은 전혀 타지 않고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응우딘지엠 정부는 경찰을 파견하였고 경찰들은 틱광득의 심장을 훼손하기 위해 황산을 뿌렸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은 녹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장을 훼손하는 데 실패한 응우딘지엠 정부는 결국 그 심장을 강탈하려고 하였지만 틱광득의 제자들은 그 심장을 금속 용기에 봉인하여 스웨덴 은행에 맡겨 지키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의 심장은 하노이 국립 은행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틱광득의 죽음 이후 베트남 정부에 대한 세계적인 비난이 계속되자, 미국 정부는 응우딘지엠 정부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였고, 틱광득의 소신공양은 쿠데타의 도화선이 되어 틱광득이 분신한 지 5개월이 지난 1963년 11월, 즈엉반민 장군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에 의해 응우딘지엠 정권은 피습되어 무너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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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응우딘지엠은 피습 중에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그의 동생 응오딘누와 함께 처형되었습니다. 또한 틱광득은 소신공양을 하기 전 편지를 통해 유언을 남기기도 하였는데, 그가 남긴 유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눈을 감아 부처님의 곁으로 가기 전에," "국민들을 받들고 조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종교적 평등을 실행하기를" "응우딘지엠 대통령께 정중히 간청드립니다." "경애하는 신도들이여, 부처님이여" "그대들이 결속하여” “불교를 지키기를 바라며" "이 몸을 바칩니다."

 

그의 분신은 끔찍하고 잔인한 구경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고결한 신념을 지키고 행하기 위해 극단적인 육신의 고행을 실행하여 성불을 이루고자 했던 한 불자의 숭고한 희생이었습니다. 틱광득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인 작열통을 참고 자신의 온몸이 타들어가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리고 그의 심장이 왜 불에 타지 않고 남아있었을지에 대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소신공양 당시 틱광득은 67세이었고, 승려가 된 지 47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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