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없는 대량 살상 무기, 열압력탄의 특이한 파괴 방식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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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압력탄은 마치 거대한 불꽃놀이와 같아요. 하지만 그 불꽃놀이는 주변의 모든 산소를 순식간에 빨아들이고 엄청난 열과 압력으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죠. 이 폭탄은 분진 폭발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서 만들어졌는데, 때로는 기화폭탄이라고도 불린답니다. 하지만 진짜 이름은 열압력 화기(Thermobaric weapon)에요.

'기화폭탄'이라는 명칭은 1970년대, 이 무기의 자세한 정보가 비밀에 싸여 있을 때 언론에서 만들어낸 재미있는 별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요즘에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열압력탄에 한해서만 기화폭탄이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하고, 고체 가루를 쓰는 경우에는 딱히 정해진 이름 없이 그냥 열압력탄이라고 부른답니다. 결국 액체든 고체든, 열과 압력으로 적에게 무시무시한 피해를 주는 탄은 모두 열압력탄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거예요.

 

이 특이한 폭탄이 터질 때는 주변의 산소를 모조리 태워버리기 때문에, 마치 진공 상태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진공폭탄'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신기하게도 일반적인 폭탄과는 달리 화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대신 산화에틸렌이나 프로필렌처럼 아주 쉽게 불이 붙고 잘 증발하는 액체 기체 혼합물을 탄두 안에 채워 넣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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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물에 가까워지면 신관이 작동해서 이 액체들이 순식간에 넓게 퍼져나가고, 작은 폭약 같은 것으로 한 번 더 확산시켜서 마치 안개처럼 수십에서 수백 입방미터 크기의 가연성 구름을 만들어요. 이 구름이 주변으로 충분히 퍼질 때까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TEA나 TPA 같은 물질로 점화시키면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순식간에 거대한 불덩어리가 생겨나고, 동시에 주변으로 엄청난 압력의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눈 깜짝할 사이, 약 0.3초 만에 벌어지는 일이에요. 이 폭발 범위 안에 있는 생물은 내장이 터지거나 심한 화상을 입어 그 자리에서 즉사하게 돼요. 정말 무시무시하죠?

만약 전차나 튼튼한 콘크리트 건물 같은 목표물을 공격할 때는 열압력탄의 약한 관통력 때문에 일반적인 폭탄보다 훨씬 큰, 항공폭탄 정도의 열압력탄을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렇게 큰 열압력탄이 폭발하면 그 폭풍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해서, 튼튼한 전차는 물론이고 두꺼운 콘크리트 벙커조차도 마치 장난감처럼 하늘로 날려버릴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준답니다.

일반 폭탄에 비해서 순간적인 파괴력 자체는 조금 약할 수 있지만, 열압력탄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인 폭탄으로는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단단한 구조물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보통 폭탄은 터질 때 생기는 강한 압력과 함께 튀어나오는 파편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만약 적이 폭압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구조물 뒤에 숨어 있다면 일반 폭탄으로는 공격하기가 매우 어려워져요. 하지만 열압력탄은 폭발이 한 점에서 시작되어 퍼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넓은 범위 전체를 동시에 불태워버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구조물 안이나 뒤에 숨어있는 적에게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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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특별한 효과를 제외하고 단순히 에너지 대비 살상력만 비교해 본다면, 소이탄이나 일반 폭탄에 비해 딱히 더 강력하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또한, 관통력도 거의 없는 수준이라서 아주 튼튼하게 밀폐된 벙커나 전차를 공격할 때는 성형작약탄이나 벙커버스터 같은 다른 종류의 폭탄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열압력탄이 처음 개발된 배경이 바로 콘크리트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시가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에, 건물에 한 발만 쏴줘도 복잡한 시가전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은 다른 어떤 무기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장갑차나 탱크 뒤에 숨어서 여러 명이 함께 은폐하고 있는 적 병력들을 한 번에 처리하는 데에도 아주 효과적인 무기라는 것이 이미 여러 전투를 통해 증명되었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TNT 같은 일반적인 폭약은 무게나 부피에 비해 폭발 에너지가 그렇게 크지 않아요. 예를 들어 1kg의 TNT가 약 4,184J의 에너지를 내는 반면, 같은 무게의 휘발유는 완전히 연소했을 때 무려 약 44,400J이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낼 수 있어서 폭약보다 10배 이상 많은 열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열압력탄은 적은 양으로도 엄청난 열과 함께 순식간에 팽창하는 공기로 인해 매우 강력한 충격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랍니다. 특히 수백, 수천 킬로그램에 달하는 아주 무거운 초대형 폭탄의 경우, 무게 대비 폭발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열압력 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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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일반 폭탄보다 약한 파괴력은 때로는 장점이 되기도 해요. 적군만을 정확하게 제압하면서, 적들이 숨어있는 건물과 같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반 폭탄은 폭약이 터질 때 발생하는 엄청난 압력으로 인해 폭탄의 껍데기 자체가 산산조각 나면서 생기는 파편이나, 폭탄 안에 미리 넣어둔 파편들이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가 주변에 피해를 주는 방식이에요. 반면에 열압력탄은 파편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주로 강력한 열과 압력으로 주변에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답니다.

 

고폭탄은 열압력탄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주변 공기보다 훨씬 높은 압력을 만들어내요. 하지만 그 높은 압력은 아주 짧은 순간에 사라지고 다시 주변 공기압보다 낮은 압력으로 떨어진 뒤, 금세 원래의 공기압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오게 돼요. 반대로 열압력탄의 경우에는 최고 압력 자체는 고폭탄보다 낮을 수 있지만, 주변 공기압보다 높거나 낮은 압력이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압력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것을 우리는 충격파라고 불러요. 이러한 압력 변화는 단순히 압력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팽창으로 인해 주변의 공기가 바깥으로 강하게 밀려나가는 현상에 더 가깝답니다.

 

그래서 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더라도 이 충격파에 의해 사람이 심하게 튕겨 나가거나, 폭발이 일어난 바로 그 지점에 있다면 몸이 산산조각날 수도 있어요. 특히 이 충격파는 공기가 통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전달되기 때문에, 엄폐물 뒤나 동굴 안쪽, 심지어 벙커 내부에 숨어있는 적을 공격하는 데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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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충격파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가장 높은 압력의 크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압력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 즉 압력 변화량의 누적치를 함께 고려해서 계산해야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일반적인 고폭탄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주변에 퍼뜨리지만, 그 폭발이 아주 짧은 순간에 끝나버리기 때문에 압력의 지속성이 낮은 편이에요.

 

반면에 열압력탄은 순간적인 폭발력은 고폭탄보다 약할 수 있지만, 주변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오랫동안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답니다. 열압력탄이 바로 이렇게 효과적인 충격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순간 압력은 높지만 압력 변화 시간이 짧은) 화약 대신 쉽게 불이 붙는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폭발이 일어나면 양압과 음압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폭발하는 순간 강력한 양압이 폭풍을 만들고, 팽창했던 공기가 다시 수축하면서 주변 공기압보다 낮은 음압 상태가 되어 공기가 다시 폭발 중심부로 빠르게 빨려 들어갔다가 다시 주변으로 퍼져나가게 돼요. 열압력탄은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양압과 음압이 지속되는 시간이 일반 폭탄보다 훨씬 길답니다.

 

신기하게도 열압력탄은 폭발하더라도 일반 폭탄처럼 커다란 웅덩이가 잘 생기지 않고, 넓은 지역에 걸쳐 폭발 압력이 비교적 고르게 퍼지기 때문에 공격용뿐만 아니라 땅에 묻어놓은 지뢰를 제거하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돼요. 실제로 미군은 이라크군이 넓은 지역에 걸쳐 힘들게 설치해 놓은 지뢰밭을 무전기로 간단하게 근접 항공 지원을 요청해서 열압력탄으로 아주 쉽게 파괴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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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압력탄 기술은 놀랍게도 2차 세계 대전 때부터 연구되기 시작했고, 베트남 전쟁을 통해 제한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어요. 초기에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크기가 너무 커서 주로 항공폭탄으로만 사용되었고, 다루는 데에도 특별한 기술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했지만, 오늘날에는 휴대용 로켓 발사기인 RPG-7용은 물론이고 30mm 유탄 기관포용 탄까지 개발될 정도로 크기가 작아졌고, 훈련이 부족한 일반 병사들도 안전하게 다룰 수 있을 만큼 안전성도 크게 향상되었답니다.

 

다만, 이렇게 보병이 사용하는 작은 기화탄은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커다란 열압력탄과는 달리 알루미늄 화합물 등을 이용한 고체 가루를 사용하고, 이 고체 연료가 가루 형태로 넓게 퍼진 다음에 폭발하는 방식이에요. 현재도 대형 열압력탄은 여전히 중요한 무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다연장 로켓 발사기용 탄이나 항공폭탄에도 자주 활용되고 있어요.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기화탄의 엄청난 효과를 직접 경험한 후 T-72 전차 차체에 여러 개의 발사관을 설치한 단거리 로켓 발사 시스템인 TOS-1 부라티노를 개발해서 운용하기 시작했고, 현재 재래식 폭탄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FOAB (Father of All Bombs) 역시 항공 열압력 폭탄이랍니다. 심지어 보병이 직접 발사할 수 있는 기화탄까지 만들어서 주로 RPG-7과 같은 로켓 발사기에 장착해서 애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군은 제1차 체첸 전쟁 당시 그로즈니 전투에서 시가전에 능숙한 체첸 측의 전술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제2차 체첸 전쟁에서는 정상적인 시가전 소탕 작전을 포기하고 열압력탄을 대규모로 사용하여 그로즈니 시 전체를 완전히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전력을 보여주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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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밀림이 많았던 베트남의 특성상 열압력 화기는 매우 유용한 무기였고, 항공폭탄이나 집속탄(CBU-55) 형태로 네이팜탄과 함께 대량으로 사용되었어요. 일반 고폭탄의 경우 빽빽한 밀림 지대에서는 엄폐물이나 장애물이 많아서 보병에게 주는 피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지만, 열압력 화기는 좁은 틈새까지 잘 파고드는 특성과 엄청난 고열로 인한 소살 효과, 그리고 밀림에 대한 소이 효과까지 뛰어나서 폭격기나 전폭기에 실려 마치 비처럼 쏟아부어졌다고 해요.

 

미국은 SMAW(이스라엘제 B-300 로켓 발사기의 미군 버전)에 주로 이 열압력 탄두(SMAW-NE)를 사용했으며, 이라크 전쟁의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팔루자 시가전 당시 의심스러운 건물에는 모조리 이 열압력탄을 쏘아 넣으면서 시가지를 장악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40mm 유탄(XM1060)에도 이 열압력 탄두를 채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최근에는 동굴 등에 숨어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잡기 위해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에도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열압력 탄두 버전(AGM-114N)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해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열압력탄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여러 방송 매체나 언론에서는 이 열압력탄의 위력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요. 마치 한 번의 폭발로 주변의 모든 것을 완전히 파괴한다거나, 작은 핵폭탄에 버금가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아마도 기화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버섯구름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기화폭탄은 특성상 충격파와 함께 강력한 화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핵폭탄과 비슷한 모양의 버섯구름이 생기는 경우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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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열압력탄이 수 킬로미터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오직 핵무기만이 가능한 일이에요. 핵무기조차도 1km 이상의 파괴 범위를 가지려면 최소 5kt 이상의 엄청난 위력을 가져야 한답니다. 그나마 핵무기는 수천만 도에 달하는 엄청난 고열과 방사능이라는 무시무시한 추가 피해 범위가 있기 때문에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죠. 아무리 크게 만든 열압력탄이라 할지라도 1km 반경의 피해를 입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거예요.

 

같은 크기의 탄두를 비교해 보면, 일반 폭약과 함께 파편을 사용하는 고폭탄(HE)이 열압력탄보다 훨씬 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어요. TNT 폭약 기준으로 환산해 보더라도, 열압력탄이 고폭탄보다 약 2~3배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반적으로 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오히려 일반 폭탄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답니다.

특히 일반 폭탄은 폭발할 때 발생하는 수많은 파편들 때문에 폭탄이 떨어진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장갑이 없는 목표물에 대해서도 의외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만, 기화폭탄은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그 위력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단점이 있어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외교적인 문제나 민간인 피해를 크게 우려하는 서방 선진국) 군대에서는 오히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특정 지역에만 제한적인 피해를 주기 위해 열압력탄을 사용하기도 해요.

 

물론 이러한 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러시아군에서도 열압력탄을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죠. 러시아에서는 핵무기, 생화학무기 다음으로 열압력탄을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로 평가한다고 해요. 결국 고폭탄의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에서는 열압력무기의 개발이나 배치가 쉽지 않고, 현재 열압력무기를 제대로 연구하거나 많이 사용하는 국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 군사력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나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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