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친모라고? 2020년 구미에서 발생한 3세 여아 사망 사건

2021년 2월, 대한민국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3세 여아 홍보람 양이라고 알려졌던 아이가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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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친모의 아동 학대 및 방치로 발생한 비극 정도로 알려졌으나, DNA 검사 결과 피해자의 친모가 기존의 친모로 여겨지던 자가 아니라 친모의 모친, 즉 피해자의 외할머니로 여겨지던 자가 실제 친모임이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기존에 친모라고 알려졌던 언니 또한 실제로 출산을 했으나 모종의 경위로 아기가 바꿔치기되었고, 사진의 홍보람 양으로 알려졌던 아이 외에도 생존여부나 행방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미상의 피해자인 진짜 홍보람 양이 한 명 더 있는 복잡한 사건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게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이냐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2021년 2월 10일, 경상북도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당시 3세였던 피해자가 이미 사망해 있던 것을 아래층에 살고 있던 '외할머니' 석모 씨(48)가 발견하여 신고했습니다. 함께 살던 '어머니' 김모 씨(22)는 몇 달 전 먹을 것도 남기지 않고 아이만을 집에 내버려둔 채 이사를 갔으며, 전기도 끊긴 상황에서 혼자 남겨진 아이가 아사하고 그로부터 수 개월이 지난 뒤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에 2월 19일 경찰은 김 씨를 살인, 아동복지법, 아동수당법, 영유아보호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전 남편과 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게 되면서 딸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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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0일, 김 씨의 집은 전기요금 미납으로 인해 단전되었고, 피해자는 이후 최소 2개월 반 이상 방치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사 당시 김 씨가 찍은 사진에서 보이는 피해자의 모습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2020년 8월 초, 김 씨는 다른 남성과 만나 출산을 앞두고 있었으며, 그때 피해자를 빈 집에 버려둔 채 인근 빌라로 이사를 갔습니다. 이후 8월 중순에 김 씨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2021년 2월 10일, 석 씨의 남편(외할아버지)은 '계약이 만료되었는데 따님(김 씨)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석 씨와 함께 김 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사망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2021년 3월 10일에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와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김씨와 피해자의 유전자가 일부 일치하지만, 친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김씨의 전 남편인 홍씨도 유전자 검사에서 아예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찰은 주변 사람들을 검사 대상으로 삼아 조사한 결과, 사망한 아이의 친모는 40대 석씨로 밝혀졌습니다. 석씨의 남편은 피해자와도 친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즉, 피해자와 김씨는 사실 이복 형제자매였던 것입니다. 경찰은 석씨가 불륜을 저지르고 몰래 아이를 출산한 후, 김씨의 아이와 바꿔치기하여 자신의 딸을 손녀로 위장시킨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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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씨와 김씨는 임신과 출산 시기가 비슷했기 때문에 이런 위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피해자는 공적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고, 석씨의 꾀로 인해 김씨의 딸로 위장되어 살아온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 아동은 '홍보람 양'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홍씨와 김씨의 사이에서 태어난 조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를 위해 붙여진 이름도 없으며 실제로는 '무명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씨가 출산한 아이는 진짜 홍보람 양의 소재입니다. 이 사실은 검사 결과가 매우 이상해서 국과수가 2차 및 3차 정밀검사를 거친 후에야 경찰에 알렸다고 합니다.

 

석씨는 처음에 검사 결과를 부인하며 동일한 결과가 나오면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3번째 검사에서도 결과를 부정했습니다. 결국 검찰은 4번째 유전자 검사를 위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 의뢰하였습니다. 이후 국과수는 석씨와 피해자의 친자 관계 확률이 99.9999% 이상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과 낳은 아이라 보기 싫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김씨가 아이가 바꿔치기되었음을 모르거나 알았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2021년 3월 11일, 경찰은 DNA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석씨를 친모로 확인하고, 미성년자 약취(유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석씨는 여전히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제 딸(김씨)이 낳은 딸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유전자 검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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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후 석씨는 계속해서 위와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며, 바꿔치기된 아이에 대한 진술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3월 8일부터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하여 석씨의 범행 내용을 파악하려 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 관계자는 석씨와 김씨 사이에는 정상적인 가족 관계가 아니었고, 가족 간 주고받은 문자 등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3월 14일에는 석 씨의 남편이 조사에서 아내의 임신과 출산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석 씨가 임신과 출산을 추정한 시기 동안 두 사람은 같은 빌라에서 계속 함께 살았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석 씨의 남편에 대한 의심이 생겼습니다. 3월 15일 경찰은 경북도 경찰서의 거짓말 탐지 부서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처음에는 석 씨가 조사 대상으로 알려졌고,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후 경찰 브리핑에서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으며 그 사람의 신분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석 씨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기사에서는 석 씨와 김 씨 사이의 관계에 대해 친정 엄마와 딸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아 부모 자식 간의 애착 관계가 어릴 때부터 잘 형성되지 않은, 남남 같은 관계로 오랜 시간 동안 지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또한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가로 언급하여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과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했습니다.

희생자

3월 16일에는 결국 경찰 수사가 큰 성과 없이 종료되어 검찰 송치가 예상되었습니다. 3월 17일에는 경북 구미 경찰서의 사건 브리핑에 따르면 부부가 피해자의 시체를 발견한 후 즉시 신고했다는 초기 진술과는 달리 석 씨가 하루 전인 2월 9일에 피해자의 시체를 먼저 확인하고 유기를 시도한 사실이 확인되어 시체 유기, 손괴, 은닉, 영득죄 미수 혐의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3월 18일에는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석 씨가 3세 여아의 시체를 발견한 후 김 씨에게 아이가 사망한 사실을 알리고 자신이 치울 것이라고 말했으며, 상자를 가져와 피해자를 옮기려다 바람 소리에 놀라 제자리에 다시 놓았다고 합니다. 결국 석 씨는 다음 날인 2월 10일에 남편에게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3월 19일에는 경북 구미 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여아의 친모인 석 씨의 의료기록을 분석했으나 산부인과에서 임신 관련 진찰을 받은 기록은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전에 경찰은 구미시 아동보육과와 협력하여 아동복지시설 3곳도 조사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또한 석 씨가 민간 산파 등을 통해 출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미시 보건소의 도움도 받았지만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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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에는 석 씨가 출산 추정 시기에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의 여러 키워드를 휴대폰으로 검색한 기록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석 씨가 약간 살찌고 큰 사이즈의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거도 확보되었습니다.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여러 종류의 아기용품을 구매한 기록도 나왔지만, 이는 김 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산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증거로 간주하기 어렵습니다.

 

2023년 3월 25일, 석 씨와 김 씨 중 한 씨의 아이가 부모의 혈액형과는 일치하지 않는 혈액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몇 주 전 조사 결과에서 피해자(김 씨의 원래 딸)의 혈액형이 김 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실종된 아이가 김 씨의 원래 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신생아 채혈 검사에서 A형 판정이 나온 것을 기반으로 석 씨가 구미의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3월 31일, 대검찰청은 석 씨의 DNA 검사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습니다. 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발표한 내용과 일치함이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증명이 확실해진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 씨는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피해자는 자신의 딸인 김 씨가 낳은 손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4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1심에서 김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6월 17일에 열린 3차 공판에서 검찰은 아이를 바꿔치기한 증거로 김 씨의 집에서 발견된 배꼽폐색기를 제출했습니다. 배꼽폐색기는 출산 시에 신생아의 탯줄을 자를 때 사용하는 도구로, 피해자가 사망한 김 씨의 빌라에서 발견되었으며, 이 탯줄은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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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플라스틱 폐색기에 외부 압력으로 인한 파손 흔적이 있음을 지적하며, 석 씨가 자신이 출산한 아이에게 배꼽폐색기를 부착하기 위해 김 씨의 아이의 배꼽폐색기를 뜯어 파손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 씨가 출산한 병원의 간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간호사는 신생아의 발목에 붙은 인식표가 떨어지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당 병원은 오전부터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모자동실 병동으로 제한 없이 옮길 수 있으며, 병동에는 외부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간호사들이 거의 방문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2022년 9월 16일에 이부언니 김씨의 항소가 기각되어 징역 20년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김씨는 상고를 포기하여 형량이 확정되었습니다.

2023년 5월 5일에 검찰은 석씨를 기소하였습니다. 이과정에서 석씨의 변호사가 9일 만에 돌연 사임하였고, 이 일로 인해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전 변호사인 유 변호사는 이 사건이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사건이라 부담이 되어 사퇴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재판은 국선 변호사가 맡게 되었습니다. 5월 12일, 석씨측은 DNA 검사 결과의 증거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동의하였습니다. 다만,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석씨가 DNA 검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석씨는 DNA 검사 결과에 대해 시종일관 일관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즉, DNA 검사 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 검사 결과 자체를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석씨측이 DNA 검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해당 DNA 검사를 진행한 기관 관련 인원들이 소환되어 해당 DNA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석씨측에게는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시 말해, 석씨측은 DNA 검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출산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23년 8월 17일에 석씨의 1심 판결이 나왔는데, 법원은 석씨가 피해자의 친모임을 인정하고 아이 바꿔치기를 한 것으로 인정하여 징역 8년을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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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석씨가 여전히 생억지를 쓰며 죄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판결문에서는 범행 과정에 대해 모호하게 서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석씨는 이에 불복하여 곧바로 항소하였고, 2022년 12월 9일에 항소심에서 검찰은 석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하였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판결은 2022년 1월 26일에 나왔는데,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이 선고되었습니다.

 

2022년 6월 16일에 대법원은 '딸은 맞지만 바꿔치기 정황이 검사측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은 2심에서 재판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결정이었습니다.

 

대법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재판에서 유전자(DNA) 검사 결과 석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임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다만, 아직 친딸이 낳은 아이의 생사 여부나 사망한 아이의 친부는 밝혀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2023년 2월 2일에는 파기환송심의 결론이 발표되었는데, 원심이 뒤집혔습니다. 대구지법 제1형사항소부 이상균 부장판사께서는 징역 2년을 선고하되 집행유예 3년을 선언하셨습니다. 재판부는 사체은닉 미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고, 이른바 '아이바꿔치기' 혐의로 여겨지는 미성년자 약취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바꿔치기된 아이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되지 않아 재판이 복잡해지게 되었습니다. 간접 증거만으로 90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피해자가 석씨 가족의 친딸임이 밝혀졌지만, 이 사실만으로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결론짓기는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이 언제, 어떻게, 왜 바꿔치기당했는지에 대한 검찰의 증거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석씨가 무죄 판결을 받은 후로, 그는 집을 나가지 않고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딸과의 면회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외부에 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의 상고가 기각되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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